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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한인작가 ‘짧은 글’릴레이] 영화 <20 minu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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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문화 댓글 0건 조회 1,241회 작성일 23-05-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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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 Minutes>를 호놀룰루 콘솔리데이티드 영화관(Consolidated Ward with Titan Luxe) 에서 관람하였다. 이 영화를 감독한 티모시 채(Timothy Chey)가 직접 TV(ABC)에 등장하여  “이 영화는 당신의 인생을 바꿔 줄 것입니다”라고 호언을 하고있었다. 무슨 영화인데? 

콘솔리데이트드 영화관은 우리 부부가 가끔 가는 영화관이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팝콘과 콜라를 들고 <20 Minutes> 상영실#12에 들어섰는데 관객이 우리를 포함 8명이었다. 뭐지? 주중이니까. 주중 대낮에 영화관에 오는 사람들은 시니어들 뿐이다

영화의 첫 장면은 수려하고 한가로운 하와이 섬 이곳 저곳을 비춘다. 가든 아일랜드(Kauai)의 협곡과 끝없는 바다와 파도, 육감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하와이 원주민의 춤,  호놀룰루 사람들이 자주 찾는 하이킹 코스, 철도 코코 크레터, 와이키키 비치와 나란히  이어지는 카피올라니 파크, 발랄한 햇볕을 즐기는 건강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야생 수탉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이런 한가는 뭔가 순탄치 않은 일이 벌어질 걸 예고한다.

아니나 다를까. 워싱턴 팬타곤으로부터 긴급 경고가 화면을 붉게 물들인다. “지금 북한 발 핵무기 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해 오고 있습니다. 20분후에 하와이에서 폭발 할 것입니다”  

20분 후에 미사일이 떨어진다고?  20분 후 하와이가 날라간다고?  20분 후에 죽는다고?  사람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어디론가로  뛰기 시작 한다.

영화는 허둥대는 대중 속에서 12명을 등장시켜 미사일의 경고가 떨어지기 전의 일상을 보여준다. 

골프장을 사겠다며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온 일본인 부부, 어떤 위험이 닥쳐도 안전하다며 벙커를 짓는 노인,  미국사회의 불평등에 분노하는 흑인 부부, 믿음이 투철한 동양계의 장발의 청년과 그의 백인 친구, 수많은 여성을 농락한 파렴치의 남자와 그를 취재하는 여기자 등등….

“OMG, 20분입니까?” 12인들은 각기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모습이다.  “얼마면 돼? 3백만달러? 5백만달러? 돈 줄께, 우리 부부를 여기서 탈출 시켜줘”,  “여보, 내가 잘 못 했어” ,  “사실은 나는 당신만을 사랑했어. 날 용서해줘”,  “신이여, 용서하소서. 내가 수많은 여성을 농락했습니다”, “몇분 남았다구? 10분? 수영이나 더 해야지”, “보트로 하와이를 탈출하자”

이들의 울부짓는 간증 장면의  배경, 음악으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깔린다.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의 모습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공포에 질리고 눈물을 흘리고 누구인가에게 용서를 구한다. 가족들에게 사랑했노라고 고백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회개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은 폭파된다. 

하와이인들은 말한다. “이 영화가 하와이의 정취을 담고있어서 어필했다”고. 어떤 사람은 “왜 하필 하와이야”하고 기분 나쁘다고 했다.

영화 <20 Minutes>의 구성은 단순하다. 미사일의 경고가 있기 전과 후로 나누어 하와이에 사는 12명의 사람들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를 결정 하도록 한다. 

어느 평론가는 이 영화가 매우 강도 높은 하드코어 크리스천 영화(Hardcore Christian Movie)라고 평하고 있다. 

진정 20분 밖에 없다면  확실하다. Make peace with God and your enemies. Nothing else really matters. 그러나  삶과 죽음의 문제가 크리스천만의 문제겠는가.  

2018년 1월 13일 오전 8시에 ‘북한이 탄도 미사일 하와이를 겨냥해 날아오고 있다’는 경보가 발령돼 섬 전체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경보가 발령된지 30분 후에 긴급재난 경보가 ‘잘못 발령된 것’이라고 정정 발표를 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사건은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영화 <20 Minutes>는 하와이에 실제로  있었던 하와이 미사일 오보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 

오보가 있던 날 우리 부부는 아침식사를 끝내고 차 한잔을 들고 있었다.

이 영화를 감독한 Timothy Chey는 한국 일본계로 하버드 출신 변호사이다. <Suing the Devil>, <David & Goliath> 등  15여 개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의 대부분 영화의 주제는 선과 악을 다루며 크리스차니티를 강조하고 있다.

 

김수자

하와이 거주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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