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알아두면 유용한 식품상식]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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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 진로의 탄생 배경과 역사를 조금 알아보겠습니다.
1924년 진로의 창업자인 장학엽이 자신의 고향인 평안남도 용강에서 ‘진천양조상회’를 설립합니다. 그가 소주 사업을 시작한 평안남도 용강군 지운면의 ‘진지동’은 ‘참못’이라고 불리며 예전부터 물이 좋기로 유명한 동네였습니다.
진지에서 진을 따오고 소주를 증류할때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히는데서 착안하여 로를 붙여 이때부터 ‘진로’라는 브랜드를 사용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1954년 장학엽은 서울 신길동에 ‘서광주조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진로 브랜드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진로의 트레이드마크인 두꺼비가 탄생합니다.
두꺼비는 은혜를 갚을줄 아는 슬기롭고 영험한 생물로 여겨졌기에 두꺼비를 붙인 진로소주가 최초로 나오게 됩니다. 이때 진로 영업직원들은 자전거와 리어카에 소주를 싣고 골목 골목마다 방문하며 진로 소주를 홍보했습니다.
이때부터 북한 지역의 전통을 담은 강렬한 맛의 진로 소주가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출시 10년만에 10퍼센트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합니다. 허나 1964년 양곡관리법이 개정되며 쌀을 이용한 소주와 맥주 제조가 전면적으로 금지됩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만성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술 빚는데 필요한 쌀의 수요를 줄여 쌀 가격 안정화를 꾀하면서, 동시에 서민들이 싼 값에 마실 수 있도록 희석식소주를 적극 장려하는 전술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주류 시장은 빠르게 희석식 소주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양곡관리법 이후 진로는 희석식 소주 생산시설을 갖추고 당시 희석식소주 1인자인 ‘삼학’과 대결합니다. 두꺼비와 학이 소주시장을 놓고 벌인 전쟁은 ‘소주 전쟁’이라고 불리울만큼 치열하고 격렬했습니다.
이 경쟁에서 삼학이 세금문제로 무너지며 진로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소주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1976년 ‘자도주 의무구입제’가 시행됩니다. 정부 정책에 의해 각 시도별로 한 개의 업체만 소주를 생산하고 그 생산량의 50퍼센트를 해당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소비하도록 한 박정희 정부의 정책입니다.
이로 인해 수도권의 진로, 부산의 대선, 강원 경월, 경북 금복주, 경남 무학, 전남 보해, 충남 선양 등 십여개 업체로 정리됩니다.
20여년 가까이 이어져오던 이 구조는 1996년 시장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폐지되면서 다시 한 번 전국시대가 열립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헤게모니를 구축하고 있던 진로가 손쉽게 천하를 통일하며 전국 40퍼센트 대의 점유율을 했으나, 강원도 경월이 두산에 인수되며 ‘그린’이라는 소주를 대관련 청정수 이미지를 내세우며 진로에 도전해옵니다.
그린은 최초로 초록색 소주병을 내세우며 친환경 이미지와 깨끗한 이미지를 동시에 가져옵니다. 그린은 출시 7개월만에 1억병을 돌파하고 수도권 시장 점유율 30퍼센트를 돌파합니다. 진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습니다.
1998년 진로를 재해석한 ‘참이슬’을 출시하여 시장의 판세를 다시 가져옵니다. 진로라는 브랜드를 재해석하여 참이슬을 출시한 진로는 대성공을 거둡니다.
국내 시장을 절반 이상 장악하고 전신인 진로의 자리마저 빼앗으며 참이슬 천하를 엽니다. 대기업 두산도 역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가졌습니다. 대관령 청정수를 내세운 그린의 후신답게 알칼리 환원수로 만든 부드러운 소주를 강조하기 위해 20도 도수를 내린 ‘처음처럼’을 2006년 발매합니다. 이때부터 약 2019년까지가 우리가 아는 소주 2파전 시대입니다.
가게에 술을 마시러 가면 “참이슬이요? 아니면 처음처럼?”은 모든 이모들의 첫 질문이 되었습니다. 참이슬과 처음처럼은 연한 소주 경쟁을 시작하여 2012년 19도, 2014년 18도, 2019년 진로이즈백은 16.9도로 독주의 기준인 17도마저 깨트립니다.
진로이즈백은 진로의 마스코트 두꺼비를 귀엽게 재해석하고 수십년 전 쓰이던 흰 병의 소주를 출시하여 대박을 터트립니다.
진로는 2005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맥주인 크라운맥주의 전신, 하이트맥주로 주인이 바뀝니다. 우리나라 최초 소주와 최초 맥주가 한 지붕 아래에서 시장을 호령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소주가 나올까하는 기대를 하면서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 MART 이주용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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