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칼럼

용서는 나를 살립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DKNET
교육상담 댓글 0건 조회 4,271회 작성일 21-05-21 09:36

본문

온 시가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산 중턱의 조그만 집, 이혼한 제니가 10살 짜리 딸과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비 내리는 토요일, 동생인 말리가 방문했습니다.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으면서, 말리는 할 수만 있으면 언니와 시간을 많이 보내려 했습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몸무게가 많이 빠진 말리를 보며, 제니의 가슴은 새로운 통증을 느꼈습니다. 거실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며 제니는 생각했습니다. 

“삶은 불공평해. 착한 내 동생은 몹쓸 병에 걸려 힘들어하고, 나는 왜 40년 전에 일어난 일로 지금도 아파하고 있는 것일까?”

커피잔을 들고, 멍하니 바깥에 내리는 빗줄기만 보면서, 생각에 빠져있는 언니를 보며 말리가 말했습니다.

“뭐야, 언니. 내가 왔는데 비만 보고 있고. 날 좀 봐라, 언니. 나중에 많이 못 봤다고 후회하지 말고. 날 볼 수 있는 기회가 항상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마, 언니.”

고개를 돌리며, 웃으면서 제니가 대답했습니다.

“얘는, 무슨 그런 쓸데 없는 얘기를 하니. 너 치료 잘 되고 있는데, 왜 그래. 너처럼 착한 사람은 오래 살아야 해. 이 언니보다 먼저 가면 혼난다.”

“알았어, 언니. 그런 염려 놓으시고, 오늘은 마음 열고, 다 얘기해 줘, 언니. 누가 우리 언니를 그렇게 힘들게 하고 있는 거야. 도대체 누구야? 언니, 혼자 끙끙 앓지 말고 말해봐.” 

간절히 말하는 동생을 보며,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 후 제니는 말문을 열었습니다.

“말리, 맞아! 네 말대로, 나를 평생 괴롭혀 온 일이 있었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 했어. 이제 너한테는 하고 싶다. 말리, 우리가 어릴 때, 살던 캔사스 집 생각나?”

“그럼, 아빠가 직접 지은 집 말이지?”

“맞아. 그 집에서, 내 방에서 있었던 일이야. 우리가 좋아했던 그 사촌오빠가 내게 못된 짓을 했어. 한 여름 내내. 그가 내 방에 들어올 때마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 고양이 앞에 쥐처럼, 무서워 떨기만 했어. 나는 10살이었고, 너는 7살 때였지. 이상해. 왜 우리 엄마, 아빠는 아무런 눈치도 못 챘을까? 왜 나를 보호해 주지 않았을까?”

“아… 언니. 언니… 그랬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언니가 그렇게 힘들었구나.”

말리의 얼굴에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제니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제니는 힘들어 하면서도 말을 이어 나갔습니다.

“남자를 보면 무서웠어. 그 일 후로. 어떤 남자도 믿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결혼생활도 너무 힘들었어. 언제나 내 가슴에 돌덩이가 얹혀 있는 것 같아. 내가 망가진 상품처럼 느껴질 때도 많고. 나 자신이 추하고 싫다는 생각도 들고. 죽고 싶은 때도 많았어. 그런데, 내가 죽으면 우리 딸이 어찌 살겠니? 그래서 늘 마음을 고쳐 먹었지.”

“언니, 고마워. 살아줘서. 언니, 고마워. 날 믿고 얘기해줘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죽으려고 했을까? 언니가 잘못한 것 하나도 없어. 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든, 언니는 최고의 내 언니야. 귀한 내 언니라고.”

말리는 언니를 꼭 껴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언니, 그러니까 지난 40년 동안 언니가 그 상처를 안고 살았구나. 지난 40년 동안 혼자 아파하며 살았어. 미안해, 언니. 그렇게 아파한 것 몰랐어. 미안해 언니.”

“말리야, 왜 네가 미안해 해야 하니. 언니가 말 안한 건데. 들어줘서 고마워. 네게 말하고 나니까 속이 많이 후련하다. 진작에 말할 걸 그랬다.”

“언니, 지난 40년간 언니 아팠다는 것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 그 놈이 작년에 죽기 전에 내가 알았다면, 결코 가만 있지 않았을텐데. 언니, 이제는 언니 마음에서 그 놈을 지워.”

“어떻게 지우니. 과거에 일어난 일을 어떻게 지워? 그게 가능하니?”

“언니, 가능해.”

“어떻게?”

“언니한테 달려있어”

말리가 벌떡 일어나 다른 방으로 갔습니다. 몇 분이 지난 후 말리가 종이와 펜을 언니 앞에 놓았습니다.

“언니, 여기에 다 적어. 그 놈이 한 짓이 무엇인지. 그 때 언니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언니가 어떻게 느꼈는지. 그 이후로 언니가 얼마나 큰 상처를 안고 살았는지. 그 일 때문에 언니의 삶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언니의 가슴을 늘 짓눌렀던 상처의 돌덩어리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아팠는지… 다 적어. 생각나는 대로, 떠오르는 대로 다 적어.”

“그리고, 그게 다야?”

“아니, 더 있어. 그 놈이 한 짓을 용서해야 해.”

“말리. 이미 죽은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니? 용서해달라고 말할 수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니?”

“언니, 마음으로 용서하면 돼. 용서하는 게 그 놈이 꽂은 비수를 뽑아내는 거야. 40년 전에 꽂은 비수, 계속 품으면 언니가 더 다쳐.”

“알겠는데, 어떻게 용서해?”

“적어, 그 편지 끝에. 다 용서한다고. 더 이상 분노를 품지 않겠다고. 그리고 그 편지를 하나님 앞에서 읽고 불에 태워.”

말리가 떠난 후, 제니는 열 살 때의 여름에 일어났던 일을, 지난 40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상처를, 그 사촌오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다 적었습니다. 용서한다는 말도 적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 삶을 살아야겠다는 기도를 했습니다. 딸을 위해, 동생을 위해, 자신을 위해. 그리고 촛불을 켜고 편지를 태웠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제니는 분홍색 운동화를 신고 동네를 걸었습니다. 길가의 나무들이, 꽃들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가슴에 있던 돌덩이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제니는 계속 걸었습니다.

 

내게 엄청난 상처를 주거나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 있을까요? 몸에 난 상처는 시간이 가면 낫지만,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늘 우리의 생각, 감정과 일상생활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잘못한 사람에 대해 한을 오랫동안 품고 살면 내 마음과 몸이 병듭니다. 과거를 지울 수는 없지만, 과거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는 있습니다. 

용서하는 것입니다. 내게 크고 작은 잘못을 한 사람을 용서하면, 내 마음에서 떠나보내면, 내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리게 됩니다.

평강을 누리고, 새 삶을 살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선택, 내게 달려있습니다.

 

박 새라

캐리스 스프링 카운슬링 상담사

972 806 2481



Warning: Use of undefined constant php - assumed 'php' (this will throw an Error in a future version of PHP) in /home/dk/dalkora/theme/basic/skin/board/false9_thumb_column/view.skin.php on line 17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