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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더스에 상륙한 추신수 "승리하려고 한국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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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새로운 소속팀인 프로야구 SSG 랜더스 선수단에 합류한 추신수(39)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추신수는 11일 격리 생활이 해제된 뒤 연습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으로 이동해 SSG 동료 선수들과 처음 만났다.
흰색 SSG 임시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마주한 추신수는 "난 이곳(KBO리그)에 경험을 쌓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승리하기 위해 왔다"며 입을 뗐다.
그는 "이제부터는 SSG의 일원으로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신수는 선수단 상견례 후 40여 개 매체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단에 합류한 소감과 KBO리그에서의 목표, 도쿄올림픽 출전 여부 등 많은 질문에 답했다.
고향인 부산에서 KBO리그 일원으로 첫 발걸음을 뗀 소감을 묻는 말엔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다음은 추신수와 일문일답.
-- 선수단에 합류한 소감은.
▲ 설렜다. 긴장감은 들지 않더라. 지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면서 경기 영상을 많이 봤다. 동료들을 빨리 만나고 싶었다.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 격리 생활은 어땠나.
▲ 처음 2~3일은 지루하고 따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생활을 한 적이 없더라. 한곳에 머물면서 아무런 걱정 없이 지냈다. 앞으로 이런 시간은 없을 것 같다. 격리 생활을 즐기자고 생각했다. 2주간 KBO리그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많이 분석했다. 처음엔 시간이 느리게 갔지만, 이후 매우 빠르게 지나가더라.
-- KBO리그 경기 분석 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은.
▲ 메이저리그나 KBO리그나 야구는 똑같다. KBO리그에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많더라. 선수들의 기량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차이점은.
▲ KBO리그 투수들의 구속이 2~3㎞ 떨어진다는 것을 빼면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
-- 미국에선 출루율이 좋은 선수로 유명했는데, KBO리그도 같은 스타일로 경기에 임할 생각인가.
▲ 똑같이 접근할 것이다. 같은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임하겠다. 준비도 똑같이 할 것이다.
-- 후배들에게 좋은 것을 심어줄 것 같은데.
▲ 내가 하는 방식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내 루틴과 야구를 대하는 방식, 마음가짐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많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배웠고, 나와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버렸다. 그런 식으로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나만의 루틴이 만들어지더라. 내 루틴도 후배들에게 하나의 예가 될 것 같다. 모든 선수는 체형과 재능이 다르다.
-- 계속 지켜왔던 루틴이 있다면.
▲ 각자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난 젊었을 때 많은 훈련을 했지만, 지금은 나이에 맞는 훈련을 하고 있다. 지금 나이에 무거운 바벨을 든다고 해서 없던 힘이 새로 생기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수축하고 부상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지금은 스트레칭과 러닝 훈련을 많이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프로선수라면 지금의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고 노력해야 한다.
-- 사직구장을 방문한 소감은.
▲ 어렸을 때 기억이 많이 난다. 삼촌(박정태 전 롯데 코치)이 여기서 선수 생활을 했다. 어렸을 때 밥 먹듯 방문했던 곳이다. 김민재 (SSG) 코치님 김민호 선배 등 많은 분에게 야구를 배웠던 곳이기도 하다. 사직구장은 꿈을 키웠던 소중한 곳이다. 사직구장에서 동료들을 처음 만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설렜다. 예전과는 많은 것이 바뀐 것 같다. 이제 (KBO리그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난다.
-- 우승에 관한 갈망이 클 것 같은데.
▲ 한국행을 결심했던 이유 중 하나다. SSG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은 메이저리그에 남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는데, 크게 와닿지 않았다. 미국에서 못한 우승을 한국에서 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와서 팬들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할 생각을 하니 기쁘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전해드리고 싶다.
-- 현재 컨디션은.
▲ 몸 상태는 매우 좋다. 다음 주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타석에서 공을 지켜보겠다.
-- 이태양에게 명품 시계를 선물했는데 어떤 의미였나.
▲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무언가를 받으면 감사함을 표현해야 한다. 내게 등번호 17번은 매우 소중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달았던 번호다. 처음 한국행을 결심했을 때 SSG에서 누가 17번을 달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태양 이더라. 이태양은 먼저 구단에 양보 의사를 전달해줬다. 매우 고맙다. 미국에서는 (등번호를 양보받으면) 선물을 주며 고마움을 표현한다. 해당 시계는 미국에서 준비한 것이다.
-- 부산 팬들은 롯데 입단을 원했는데.
▲ 부산 팬들은 섭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한다. 그러나 SSG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드리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좋은 플레이를 펼치겠다.
-- 올해 도쿄올림픽이 열리는데.
▲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혜택을 받았는데, 그 이후엔 대표팀 생활을 못 했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더라. 그런데 난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지 않았다. (대표팀 재승선은) KBO리그 복귀를 결심했을 때부터 생각했다. 최근 대표팀 김경문 감독님께 연락을 받았다. 감독님께는 실력이 된다면 뽑아달라고 부탁드렸다. 추신수라는 이름값 때문에 대표팀에 뽑히기는 싫다. 대표팀에 보탬이 된다면 나가고 싶다. 예전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나를 비롯해 소속 팀과 대표팀, 모두가 힘들었다. 대표팀은 내가 뽑히고 싶다고 생각해서 뽑히는 곳이 아니다.
-- 유니폼에 빨간색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 빨간색은 내가 좋아하는 색이다. 유니폼 전체가 빨간색이었으면 좋겠다. (웃음) 빨간색을 보면 힘이 난다.
-- 올 시즌 목표는.
▲ 솔직히 성적에 관한 부담은 없다. 다만 풀타임 출전하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예전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자존심 때문에 계속 출전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올해 목표는 건강하게 풀타임을 뛰는 것이다.
-- 내일 휴식일인데 하고 싶은 것은.
▲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을 익혀야 한다. 오늘 처음 합류했을 땐 다들 선배인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 최근 2년 동안 타구 발사각도가 높아졌다. 기술적으로 변화를 주고 싶은 게 있는지.
▲ 일부러 타구 발사각도를 높이려고 한 적은 없다. 타구 속도도 마찬가지다. 타구 속도를 높이려고 빠르게 스윙하는 등 변화를 주진 않을 생각이다. 타구 속도가 느린 건 자신이 원치 않은 공을 쳤기 때문이다.
-- 꺼리는 투수가 있다면.
▲ 그런 투수는 없다. 영상을 분석하면서 경기 패턴을 봤다. 투수들이 어느 쪽에 공을 던지고 아웃을 유도하는지 신경 썼다. 내가 보는 관점과 다르더라.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어떤 식으로 승부해야 할지 신경 썼다.
▲ 오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추신수의 KBO리그행 결정에 관해 아쉽다고 했는데.
-- 부러워하더라. 내게 잘하라고 했다. (류)현진이는 내가 미국에 없어도 잘할 것이다.
▲ 김원형 감독은 2번 타순, 좌익수로 기용한다고 했는데.
-- 어떤 타순이든 준비돼 있다. 미국에서도 그랬다. 난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메이저리그에선 1번 타순을 선호했는데, 이는 많은 타석에 들어갈 수 있어서였다. 수비 훈련은 안 한 지 오래됐다. 지난해 정규시즌이 끝난 뒤부터는 안 했다. 이진영 코치 등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 개막전 상대가 롯데인데.
-- 솔직히 특별한 감정은 없다. 롯데는 9개 상대 팀 중 하나다.
코로나 19 예방 생활수칙 (CD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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