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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우주의 스펙터클…영화 '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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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KNET
연예 댓글 0건 작성일 23-07-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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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원문 및 사진:연합뉴스 CJ ENM 제공)
(기사 원문 및 사진:연합뉴스 CJ ENM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달 착륙에 성공해 탐사 임무를 수행하던 우주인이 황급히 탐사 차량에 올라탄다.

 

칠흑 같은 우주에서 유성우가 떨어진다. 유성우가 달 표면과 부딪칠 때마다 지뢰가 터지듯 먼지가 치솟고, 탐사 차량은 그 사이로 아슬아슬 질주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한 장면이 아니다.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The Moon)이 펼쳐낸 스펙터클이다.

 

'더 문'은 한국 공상과학(SF) 영화의 새 장을 연 작품으로 기록될 만하다.

 

2029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한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를 타고 달 착륙에 성공한 우주인 황선우(도경수 분)가 재난을 당해 고립되면서 겪는 일을 그렸다.

 

5년 전 달 탐사선 '나래호' 발사 실패의 죄책감에 세상을 등지고 소백산 천문대로 들어간 전 나로우주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은 다시 센터로 돌아와 구조작전을 지휘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간부인 윤문영(김희애)에게도 도움을 요청한다.

 

'더 문'이 그려낸 우주와 달은 매우 사실적이다.

 

우주 공간에서 태양 흑점 폭발로 태양풍을 맞아 고장 난 우리호를 수리하는 우주인들의 유영은 무중력 상태를 실감 나게 한다. 이들을 비추는 카메라도 함께 유영하듯 움직이면서 관객은 우주 공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황선우가 달에 첫발을 내딛고 천천히 걸어갈 땐 그의 숨소리와 심장 박동 소리, 발이 달 표면에 닿는 소리가 들린다.

 

제작진은 우주와 달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세밀한 과학적 검증을 거쳤다. 기획 단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장대한 우주와 달의 묘사를 위해 4K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했고, 달 탐사선 세트는 NASA가 사용하는 부품과 소재로 실물에 가깝게 제작했다.

 

'더 문'이 한국 영화의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뿐 아니라 한국 우주 과학기술의 성과를 반영했다고 제작진이 자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영화는 우주와 달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황선우를 구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는 나름의 과학적 근거를 가진다. 

 

적어도 전문가가 아닌 관객의 눈으로 볼 때 과학에 어긋나는 황당한 장면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한국 SF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조성희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2021)는 한국 최초의 우주 SF 블록버스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승리호'는 우주의 사실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 영화는 아니었다. 이 점에서 '더 문'은 독보적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더 문'의 사실성은 시간적 배경이 가까운 미래라는 점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해 달 탐사선 다누리호를 쏘아 올리고 올해 5월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한 한국의 우주 과학 기술을 영화에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셈이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판타지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2017)과 '신과 함께-인과 연'(2018)에서 지옥의 스펙터클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김용화 감독은 SF 영화 '더 문'에서 우주의 스펙터클을 사실적으로 펼쳐냈다.

 

이 영화를 다 보고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은 한국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유인 우주선의 달 착륙에 성공했다는 꿈에선 깨어나지만, 한국 영화가 이만큼 왔다는 현실에 눈뜨는 경험을 할 만하다.

 

'더 문'이 스크린에 구현해낸 우주의 사실성이 할리우드 SF 영화 '그래비티'(2013)를 연상케 한다면, 우주에 고립된 대원의 구출 작전이라는 이야기는 '마션'(2015)을 떠올리게 한다. 

 

5년 전 나래호 발사 실패로 칩거하던 김재국이 뜻하지 않게 나로우주센터로 복귀해 황선우 구조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설정에선 김 감독의 '신과 함께' 시리즈를 관통하는 죄책감과 용서라는 주제가 다시 한번 변주된다.

 

김재국에게 황선우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친구의 아들이고, 윤문영은 전처로 설정돼 있다. 

 

이렇게 가족과 친구의 관계로 얽힌 이들의 사랑과 우정이 힘을 발휘한다. 구조 작전에 훼방이라도 놓는 듯한 장관의 모습이 보여주듯 국가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다.

 

김재국 역의 설경구는 이 영화에서도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도경수는 고집스러우면서도 내면 깊은 곳에 슬픔을 가진 황선우를 인상적으로 연기했고, 국가에 대한 의무와 인간적 도의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마침내 결단을 내리는 윤문영을 연기한 김희애에게선 관록이 느껴진다.

 

8월 2일 개봉. 129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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