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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김태리 "빼곡했던 대본…한국적 오컬트라서 새로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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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김은희 작가님 대본이라 달랐던 점을 꼽자면 12부 내내 이야기가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구조적으로도 빈틈이 없었죠."
드라마 '시그널', '킹덤'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이번에는 한국 민속학에 기반한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 '악귀'를 선보인다.
주연을 맡은 배우 김태리는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본사에서 진행된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 제작발표회에서 "오컬트라는 장르에 익숙하신 분들도 한국형 오컬트는 새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해외 오컬트물에 단골로 등장하는 엑소시즘(퇴마의식) 대신에 민속학자들이 공부하는 설화, 세시풍속, 무속신앙 등을 작품 곳곳에 녹여냈다.
김태리는 낮에는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수년째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구산영을 연기한다. 세상을 떠난 아빠의 유품을 받은 뒤부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죽음들에 휘말리게 되고, 악귀에 쓰여 점점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인물이다.
김태리는 "한 얼굴로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다"고 꼽았다.
극 중 김태리는 생활력이 부족한 엄마를 책임지기 위해 버거운 현실도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내는 구산영의 모습으로 짠한 마음을 자아내다가 순식간에 인간에 대한 적의를 가득 담은 살기 어린 눈빛으로 돌변해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김태리는 "구산영과 악귀에 쓰인 구산영을 연기할 때 각 인물이 처한 상황에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구산영을 표현할 때는 그가 귀신에 씌기 전에 어떤 인물이었을지, 어떤 욕망을 내면에 가지고 있었을지 고민했어요. 악귀를 연기할 때는 한이라는 정서를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죠."
구산영을 괴롭히는 악귀가 보이는 재력가 집안 출신 민속학과 교수 염해상 역에는 배우 오정세가 나선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능글맞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싹 지워냈다.
오정세는 "염해상은 사회성도 떨어지고, 위트도 없다"며 "'조상을 위로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야 합니다. 그게 어려우면 경건한 마음이라도 가지세요'라는 대사가 캐릭터의 뿌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제사가 실제로 억울한 혼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데도 그들을 기억하고 기리는 행위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캐릭터의 가치관이 개인적으로 공감됐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이정림 PD는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기묘한 느낌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며 "'15세 관람가'라는 시청 등급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내봤다"고 귀띔했다.
이어 "'악귀'는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녹여낸 작품"이라고 짚었다.
"김은희 작가님을 처음 뵀을 때, '청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하셨어요. 구산영은 청춘 그 자체이고, 염해상은 행복하지 못한 청춘을 보낸 캐릭터예요. 작가님이 가장 자신 있어 하시는 장르물의 틀 안에서 청춘을 주제로 다뤘습니다."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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