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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예능 3시간·나PD 예능 5분…요즘 방송사들의 편성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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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로트를 좋아하는 이모(72)씨는 '미스터트롯2'이 하는 목요일 밤이면 시간을 맞춰 TV를 틀고, 평소 취침 시간을 훌쩍 넘긴 자정까지 졸음을 참아가며 무대를 즐긴다.
#2. 서울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경기도민 이모(28)씨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1.5배속으로 빨리감기해서 감상한다.
19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근 방송사들은 방송 시간에 맞춰 TV를 켜는 데 익숙한 장노년층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속도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 편한 젊은 세대를 겨냥해 각기 다른 편성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고정 시청자층이 확실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들은 스토리가 늘어지더라도 분량을 최대한 늘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MBN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방송 시간은 평균적으로 2시간 30분을 웃도는데, 가장 길었던 4화는 무려 3시간 10분에 달했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상영 시간(192분)과 맞먹는 수준이다.
'불타는 트롯맨'뿐만이 아니다. TV조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 새로운 전설의 시작'(이하 '미스터트롯2') 방송 시간도 평균 2시간 30분 정도다.
편성 시간이 일반 예능 프로그램의 2∼3배에 달하지만, 시청률은 웬만한 인기 드라마 시청률보다도 높게 나온다.
닐슨코리아가 제공한 각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들여다보면, MBN '불타는 트롯맨' 자체 최고 시청률은 15.2%(9회), TV조선 '미스터트롯2' 자체 최고 시청률은 21.8%(7회)로 집계됐다.
시청률이 잘 나오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분량을 늘리는 게 이득이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녹화, 편집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3시간짜리 프로그램 하나를 방송하는 게 1시간짜리 프로그램 3개 방송하는 것보다 돈도 훨씬 덜 든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tvN은 최근 5분짜리 예능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첫선을 보인 나영석 PD의 예능 '그림형제'는 오후 10시 40분부터 5분 동안 방영됐다. 전체 영상은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서 본방송 이후 공개된다.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작가 이말년과 주호민이 길거리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그림 퀴즈를 내고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이다.
나 PD가 연출을 맡은 또 다른 예능 '출장 십오야'도 시즌2부터 편성 시간을 5분으로 줄이고, 유튜브에 전체 영상을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가수 은지원과 슈퍼주니어 규현이 안주를 차리고 손님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내 어깨를 봐 탈골됐잖아' 역시 5분 편성 예능이다.
이 같은 '5분 맛보기' 편성 전략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와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습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tvN 관계자는 "나영석 PD가 토크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말했듯이, TV밖에 볼 게 없던 과거에 비해 요즘은 시청 플랫폼이 다변화됐기 때문에 그에 발맞춰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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