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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장미란' 박혜정 "이제 월급 받는 선수, 더 책임감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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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20·안산공고)에게 이번 주는 '시작과 끝'이 묘하게 맞닿아 있다.
최근 실업팀 고양시청에서 훈련하는 박혜정은 이번 주 금요일(2월 3일) 고교 졸업식에 참석한다.
박혜정은 "아직 내가 직장인이 됐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 그래도 이제 정말 월급 받고 역도하는 선수가 됐다"며 "졸업식이 끝나면 '역도는 내 직업'이라는 생각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은 31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역도연맹 2022년 우수선수·단체·유공자 시상식'에서 여자부 우수상을 받았다. 고교 시절 받는 마지막 상이다.
박혜정의 학창 시절은 무척 화려했다.
그는 선부중 3학년이던 2019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유소년 연령대에서만 존재하는 '여자 81㎏ 이상급'에 출전해 인상 110㎏, 용상 145㎏, 합계 255㎏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유소년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고교 3학년이 된 올해에는 5월 그리스 헤라클리온에서 벌인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인상 120㎏, 용상 161㎏, 합계 281㎏)와 7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치른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인상 115㎏, 용상 155㎏, 합계 270㎏)에서 모두 우승했다.
세계 주니어 무대에서 박혜정의 적수는 없었다. '포스트 장미란'이라는 영예로운 애칭도 얻었다.
그러나 개인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 성인 무대'에서는 벽도 느꼈다.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박혜정은 합계 274㎏(인상 119㎏·용상 155㎏)으로 8위에 머물렀다.
고교 2학년 때인 2022년 전국체전에서 세운 개인 최고인 합계 290㎏(인상 124㎏, 용상 166㎏)을 들었다면 2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박혜정은 개인 최고보다 16㎏ 낮은 무게를 들었다.
하지만, 20대에 막 접어든 박혜정은 실패에서도 배운다.
박혜정은 "12월 세계선수권은 배우려고 참가한 대회다.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는 확실히 됐다"고 했다.
당시 세계선수권에서는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이 체급 최강자 리원원(23·중국)이 인상 141㎏, 용상 171㎏, 합계 311㎏으로 3개 부문 모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 싸움은 치열했다.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에밀리 캠벨(29·영국)이 합계 287㎏(인상 122㎏·용상 165㎏)으로 2위에 올랐고, 2021 세계선수권 2위 두안각소른 차이디(26·태국)가 합계 286㎏(인상 126㎏·용상 160㎏)으로 3위를 했다.
박혜정은 "리원원을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가장 마지막에 훈련하고, 경기도 가장 마지막에 한다. 정말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졌다"며 "나도 모르게 위축됐다"고 털어놨다.
'세계 최강'의 모습을 눈으로 담은 '주니어 최강' 박혜정는 귀국 후 더 힘을 내 훈련했다.
열 살 많은 선배 손영희(30·부산시체육회)도 박혜정에게 좋은 자극을 준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박혜정이 합계 285㎏으로 고교부 우승을 차지하자 손영희는 합계 292㎏으로 일반부 정상에 올랐다.
박혜정은 "손영희 선배의 경기를 관중석에서 봤다. 존경할 수밖에 없는 선배"라며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손영희 선배와 함께 출전했다. 옆에서 훈련하며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실업 선수가 된 박혜정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을 노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동일한 국적의 선수가 한 체급에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파리올림픽은 체급별로 국가당 단 1명만 출전할 수 있다.
올해 5월 진주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랭킹포인트가 걸렸다.
박혜정과 손영희가 국내외 대회에서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손영희 선배를 진짜 존경한다"고 거듭 강조한 박혜정은 "올해부터는 고양시청 선수로 뛰고, 국제대회에서는 국가를 대표하니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 손영희 선배와 재밌는 경쟁을 하겠다"고 했다.
박혜정이 가슴에 품은 목표는 2024년 파리올림픽 메달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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