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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더' 이준익 감독 "피할 수 없는 이별…아름답게 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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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름다운 만남을 꿈꾸지만,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저는 이제껏 제 작품들 속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그려왔고, '욘더'도 그랬습니다."
첫 시리즈물에 도전한 이준익 감독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를 통해 죽음과 행복에 관한 무거운 질문을 던졌다.
25일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최근 우리는 디지털 세계가 죽음의 유한성을 불멸의 무한성으로 구현해내는 세상을 목도하고 있다"며 "작품을 통해 '불멸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말했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 차이후(한지민 분)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주인공 재현(신하균)이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세상을 떠난 사람을 가상 세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설정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추억이 아름다운 건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 감독은 "인간은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불멸을 꿈꿔왔고, 그 이기심 때문에 더 불행하다"며 "인간의 불행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유한성에서 기인한다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냈다"고 말했다.
작품은 안락사법이 통과된 2032년을 배경으로 한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고 싶지 않았던 차이후는 죽기 직전 소중했던 기억 몇 가지를 '브로핀'에 옮겨 담고, 가상 세계 욘더에서 그 기억으로 다시 재현되기를 선택한다.
남편과 상의 없이 욘더로 간 이후는 아내의 빈자리를 잊기 위해 몸부림치는 재현을 그곳으로 초대하는데, 이 감독은 이를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차이후는 대사를 하나씩 뜯어보면 이기적이라는 게 드러나지만, 남편과의 소중했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너무나 진심이어서 감히 미워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기적인 선택을 내린 차이후의 첫 이별은 전혀 아름답지 않았지만, 욘더에서 남편과 두 번째 이별할 때는 결국 소멸하기를 선택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완성하게 되죠."
이 감독은 작품의 원작인 소설 '굿바이 욘더'를 2011년 처음 접하고,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 매료돼 7∼8년 전쯤에 작가와 시나리오를 처음 썼다고 한다.
그는 "처음 쓴 대본에서는 SF 판타지 느낌이 강했는데 이야기를 깊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잔가지를 최소화하고 인물의 감정선에 몰입할 수 있게끔 최근 처음부터 다시 썼다"고 했다.
그는 "좋은 영화는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시작되는 영화라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관객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위 말하는 '킬링 타임' 블록버스터 영화는 보고 나면 시원한 배설감이 들지만 동시에 피로감이 들기도 해요. 반면에 생각할 거리가 있는 영화는 보고 나면 포만감을 느끼죠. '욘더'를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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