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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영화 정석 따라간 드라마 '수리남'…속고 속이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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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EWS
연예 댓글 0건 작성일 22-09-0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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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사진 출처: 연합뉴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사진 출처: 연합뉴스)

마약, 국정원, 사이비 종교…낯선 땅 수리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은 범죄영화의 정석을 따라가며 긴장감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당긴다.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1년 체포된 한국인 마약상 조모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캐릭터마다 개성 강한 색깔을 입히고,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하정우, 박해수, 조우진 등의 열연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서로를 속이고 의심하면서 긴장감을 팽팽하게 끌고 간다.

수리남으로 향한 사업가 강인구(하정우 분)는 자신의 홍어 사업을 코카인 운반에 이용하려던 한인 목사 전요환(황정민) 때문에 인생이 꼬이게 되고, 국정원의 작전대로 코카인 밀수업자로 위장해 전요환에게 접근한다.

희대의 사기꾼 전요환은 자신을 따르는 신도들을 코카인 유통에 이용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코카인에 중독돼 전요환을 신처럼 섬기는 신도들의 기이한 광기는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국정원의 계획은 전요환이 미국을 거쳐 코카인을 한국에 공급하도록 하는 것. 국정원 요원 최창호(박해수)는 강인구의 동료로 위장하는데, 의심 많은 전요환 때문에 신분이 드러나거나 비밀 작전이 탄로 날 위기를 여러 차례 겪으며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강인구의 변절 가능성도 국정원의 작전을 위험하게 하는 요소다.

범죄물에 빠질 수 없는 다른 조직과의 경쟁 관계도 등장한다. 코카인을 유통하는 전요환 세력에 눌려 필로폰 유통만 하는 중국 조직은 또 다른 위기감을 더한다. 전요환의 관심을 끌기 위해 중국 조직과 접촉했던 강인구는 살해 위협을 받기도 하고, 국정원의 작전 역시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수리남'의 가장 큰 볼거리는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살려낸 배우들의 연기다.

황정민은 사이비 교주 같으면서도 마약왕다운 악랄함을 양아치 느낌을 살려 찰떡같이 소화했고, 하정우는 특유의 거칠고 투박한 매력으로 강인구의 강단 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그동안 악역에 가까운 배역을 자주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해수는 냉철하면서도 차분한 국정원 요원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유연석과 조우진은 전요환의 측근으로 분해 극을 뒷받침했다. '와호장룡'(2000)의 배우 장첸도 중국 조직의 보스로 출연해 힘을 보탰다.

'수리남'은 '공작'(2018), '범죄와의 전쟁'(2012), '비스티 보이즈'(2008)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다. 당초 영화로 기획됐다가 8부작 시리즈로 제작이 확정됐고 다시 6부작으로 구성이 바뀌었다.

넷플릭스가 추석 연휴 대목에 내놓은 대작이란 기대가 높아서일까. 짜임새 있는 이야기, 배우들의 열연, 실감 나는 연출을 모두 갖춘 '웰메이드' 작품이 분명한데도 드라마로서 흥미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느낌이다.

1회부터 6회까지 거대 서사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다 보니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는 신선미는 다소 떨어진다. 국정원의 비밀 작전 수행이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긴장감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반전도 약한 편이다.

당초 영화로 제작된 서사를 드라마로 늘려서인지 강인구가 수리남으로 향하기까지 이야기가 일기장처럼 소개되는 분량만 20여 분, 드라마 핵심 인물인 전요환이 1회 후반에서야 등장하다 보니 초반 전개도 늘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약왕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노출된 의상을 입은 여성들을 맥락 없이 빈번하게 등장시키는 점도 불편함을 줄 수 있다.

주연 하정우, 황정민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이 탁월하다. 다만, 영민하게 위기를 돌파하는 주인공, 광기에 사로잡힌 듯한 악당이라는 기존 작품의 이미지가 그대로 재연돼 캐릭터 매력을 반감시킨다.

하정우가 연기한 민간인 강인구는 비범한 순발력과 결단력으로 죽을 뻔한 위기를 매번 빠져나오는 대목도 현실감이 떨어진다. 국정원 특수요원 못지않은 영웅적인 면모를 과시하다 보니 감정 이입할 만한 공감대를 찾기 쉽지 않다.

오는 9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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