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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꺼져도 민원 해결은 계속되죠"…KBS 1TV '일꾼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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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집중해주세요!"
지난 21일 경기 여주시 흥천면 상백1리. 트로트 가수 진성의 힘찬 목소리가 메가폰을 통해 울려 퍼지자 형광 조끼를 입은 20여 명이 마을회관 앞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한 손에는 페인트 통, 한 손에는 붓을 든 사람들은 회색빛이 감도는 마을회관 옆 벽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빨간색, 분홍색, 초록색으로 알록달록 화사하게 물들였다.
상백1리를 찾은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일꾼의 탄생' 팀은 마을 이장 정해정 씨의 요청으로 게스트로 온 가수 채연, 13명의 시민 서포터즈들과 함께 '마을 꾸미기'에 나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정 이장은 "이렇게 칠하니 마을도 예뻐지고 마을 분들이 단합도 돼서 너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할머니들이 오늘 예쁘게 꾸미고 나오셨잖아요. 이렇게 하면 테레비(TV)에 나올까 하는 마음이신 거죠. 9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도 나오시고 북적북적해지니까 좋네요."
지난해 9월 추석 파일럿으로 첫선을 보인 '일꾼의 탄생'은 가수 진성, 개그맨 손헌수·미키광수가 일손이 필요한 시청자를 돕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같은 해 12월 정규 프로그램으로 다시 시청자 곁에 돌아왔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한 이은미 PD는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고된 촬영에도 스태프들이 돌아갈 때는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한다"며 "출연자분들은 카메라가 꺼진 뒤에도 전구 교체 등 작은 민원까지 해결해 드리려고 하는데 이런 '진심'이 프로그램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PD는 벽화 그리기 촬영 전날에는 집 앞 울타리 설치부터 시작해 상백1리 마을 어르신들의 크고 작은 민원들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정 이장은 초록색 울타리가 설치된 집을 소개하면서 "어르신이 울타리가 없어서 불안해 잠이 안 오신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유명하신 분들이 오셔서 직접 설치해주시니 참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작업반장'을 맡고 있는 진성은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가는 곳마다 내 고향 같은 마음이 든다"며 프로그램을 하며 느끼는 보람을 전했다.
또 어린 시절 어르신들과 함께 살았다고 밝히면서 "어머님 아버님들과 대화하는 게 좋다"면서 "그분들이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인생철학이다"라고 했다.
그는 촬영 내내 서포터즈들을 통솔하면서도 벽화 그리기에 뒤늦게 동참한 마을 어르신들 곁을 지켰다. 손수 의자를 어르신께 가져다드리고, 몸을 낮춰 눈높이를 맞춘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손헌수와 미키광수도 벽에 분홍색 토끼를 그리는 어르신께 다가가 '돼지 예쁘게 그리셨네'라며 농담을 던지고 이장의 두 뺨에 분홍색 하트 모양을 손수 그려주면서 촬영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6시 내 고향'과 '일꾼의 탄생'에서 '청년회장'으로 활약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손헌수는 "여기 계신 어머님 아버님들은 대부분 혼자 계셔서 하루하루가 똑같고 웃을 일도 잘 없다. 젊은 사람들은 어른들을 불편해하는데 그냥 다가가서 손만 잡아드리면 마음을 여신다"며 소통 노하우를 전했다.
또 "어떻게 하면 좀 더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면서 프로그램을 위해 최근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어르신들은 전구 하나를 바꾸지 못하셔서 5년 동안 어둠 속에서 살기도 하시거든요. 저희 셋이 최대한 많은 지역에 가서 소외된 어르신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삶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됐다는 미키광수는 "고추 재배를 도와드린 적이 있는데 비료를 주고, 농약도 치고, 솎아내면서 '피와 땀으로 일궜다'는 말을 몸소 느끼게 됐다"면서 "음식점에서 밥을 먹을 때도 고추 하나, 상추 한 장이 아까워 남기지 못한다"고 했다.
"이 프로그램은 이제 제 삶의 일부분이 된 것 같아요. 송해 선생님의 '전국노래자랑'처럼 '일꾼의 탄생'하면 저희 셋 이름이 그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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