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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경기침체 기간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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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다.
최근의 경제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의 둔화세와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 이익 및 임금의 느린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치의 거의 3배를 가리키고 있다.
작금의 경제상황에서 경기침체는 언제부터이며 얼마나 갈 것인지, 혹은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멈출 수 있을 것인지, 금리인하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경제의 최대 난제인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수치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학자들은 상당수가 침체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고용시장이 탄탄한 모양새인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돼 이에 따른 경제 충격이 상당하다는 것이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월 초 경제학자 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61%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조사 결과(63%)보다 2%포인트 낮아졌지만 경제학자들의 경기침체 경고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5%는 연준이 올해 연착륙에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연준은 경제성장 둔화만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학자들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에 따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물가안정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주거비(25%), 의료서비스(18%) 등이 꼽혔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를 기록해 반년 전인 6월 9.1%에서 크게 떨어지는 등 인플레이션이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이치방크의 브렛 라이언과 매튜 루체티 경제학자는 “핵심 서비스 물가 등 일부 지표가 역사적으로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관련이 있어 연준의 갈 길이 아직 멀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 대다수는 연준이 금리인상 기준의 핵심으로 보는 서비스물가 상승률과 실질임금 등이 여전히 높다며 연준의 긴축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루체티 경제학자는 “연준은 노동시장과 물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긴축 궤도를 유지할 것이고, 이는 실업과 경기침체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올해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도 침체의 강도나 기간은 얕고 짧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분기 0.1% 성장하지만, 2분기에 0.4%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어 3분기는 ‘제로(0)’ 성장, 4분기에는 0.6%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경제가 아직 경기침체에 있지는 않지만, 완만한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가 매우 깊은 불황에 빠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이 주목하는 노동시장의 열기도 냉각될 거란 전망도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학자들은 미국 노동시장 일자리 수가 오는 2분기부터 줄기 시작해 연말까지 월평균 7000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의 ‘월 2만8000개 증가’와는 상반된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 51%(2분기 3.1%, 3분기 16.9%, 4분기 30.8%)는 연내 금리인하를 점쳤다. 다만 이는 이전 조사의 60%에서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2024년 금리인하 전망은 1분기 36.9%, 2분기 7.7%로 50% 이하였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미국이 불황에 빠졌거나 올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지난 3개월 동안 64%에서 56%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NABE(National Association of Business Economics, 전미실물경제협회)가 조사한 응답자 중 약 53%는 미국이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3%는 국가가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월에 발표된 NABE의 이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거나 향후 12개월 내에 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초 WSJ와 겹치는 기간에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민간기업이나 산업무역협회에서 일하는 NABE 회원 총 60명이 응답했다.
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자신의 회사와 산업 내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청구된 물가에 대한 전향적 측정치는 지난 조사 이후 10% 포인트 하락해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치로 떨어졌다.
더 희망적인 분석도 나온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는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 이하로 급격하게 줄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자체 분석 모델을 가동한 결과 지난해 10월 당시에 비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JP모건 전략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재개방, 유럽의 천연가스 값 하락,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둔화 등으로 인해 경기 침체 위험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은행의 분석 모델 결과는 다른 경제 전문 기관이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경기 침체 전망치에 비해 훨씬 낮게 나왔다. S&P500의 트레이더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지난해 말에 98%로 보았으나 올해 들어 이를 73%로 낮췄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일시적이라며 시장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미국이 가벼운 경기 침체를 겪는다면 기준금리가 6%에 이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어느 정도 경기 침체가 있을 것이나 나는 침체에 대해 걱정하느라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미국의 성장을 훼손하는 잘못된 공공 정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사도 살펴보자. 블룸버그가 1월 중순 7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65%로 예측됐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2분기 0.6%, 3분기 0.3% 각각 감소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다봤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가 줄어들어 결국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릴 것이라 는게 이코노미스트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5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 중인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말 거의 5%에 육박할 것으로 이들이 예상했다. 이들이 예상한 올해 말 기준금리는 4.75∼5.0%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지금까지 추진한 금리 인상 정책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기업 부문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는 지표를 확인했다”며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자료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며 6개월 이내에 경제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에 의하면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당분간 금리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로리 로건 달라스 연준 총재는 “경제 전망이나 금융 상황이 급변할 것을 대비해 금리는 계속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상 속도를 현재 수준으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여전히 금리 인상폭은 인플레이션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매체별 설문조사 결과와 투자은행의 자체 분석 모델을 살펴본 결과 어느 정도의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게 보인다. 경기침체의 깊이와 기간이 관건인데, 인플레이션의 둔화세는 그마나 연착륙의 희망을 아직은 붙잡게 한다.
리빙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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