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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경제 성장 가도에 드리운 먹구름, 경기 침체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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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장기화 되고있는 공급망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설상가상으로 인플레이션을 가속화 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점점 네거티브를 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 4월 학계와 재계 등의 이코노미스트 6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향후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28%로, 지난 1월 설문 당시 18%에서 10%포인트나 올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6%로 종전보다 1.0%포인트 내렸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경기침체 확률이 이와 같은 수준이었던 2007년 8월엔 실제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졌으나 이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던 2011년 8월엔 경제가 성장을 거듭하기도 했다.
이번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84%는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57%는 연내 이런 ‘빅스텝’을 2∼3회 더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6월에 7.5%를 기록한 뒤 12월엔 5.5%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내년 후반기에도 물가 상승률은 2.9%로, 연준의 목표치(2%)를 여전히 웃돌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의 주된 요인으로 33%는 원자재·식량·휘발유 가격을, 15%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다.
컨설팅회사 ‘RSM US’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려고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경제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공급 충격이 가해지면서 경기침체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의 필리프 마레 미국경제 선임 전략가는 “우크라이나 위기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것이지만 이미 시작된 임금-물가 악순환이 물가 안정에 보다 영구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임금·물가 악순환은 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임금의 추가 상승을 야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마레 전략가는 이런 악순환이 현재 진행 중이기에 연준은 경기침체를 유발할 만큼 금리를 충분히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63%는 연준이 경기침체를 야기하지 않고 물가를 잡는 이른바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고도 낙관했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고, 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가계 부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가 연준의 긴축정책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레오 펠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올해 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수 있어도 경기침체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기가 2년 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35%”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물가를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 침체에 빠질 확률을 약 15%로 제시했다.
하치우스는 급격한 실업률 상승 없이 구인 규모를 줄일 수 있을 정도로 금융을 긴축해, 물가상승률 목표 2%에 부합하도록 임금인상 폭을 낮추고 구인 일자리 수와 구직자 간 차이를 줄이는 것이 연준의 주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에서 구직자가 모자라고 구인 일자리는 남아도는 차이가 크게 줄어드는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침체가 와야만 가능한 현상이라며 “이러한 역사적 패턴은 연준이 연착륙으로 가는 어려운 길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타난 현상만 고려하면 연준이 연착륙으로 가기 매우 힘든 길에 들어선 것이지만, 코로나19 이후 노동 공급과 내구재 가격의 정상화가 연준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 의도치 않게 경제를 침체시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먼 회장은 JP모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경제가 2분기와 3분기까지는 성장을 계속하겠지만 이후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는 연준의 양적긴축 기조에서 일정 기간은 현금을 쌓아둔 기업과 소비자가 경제를 받쳐줄 수 있지만, 종국에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다이먼 회장은 JP모간이 위기에 대비해 9억200만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고도 밝혔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고객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해 보유하는 돈이다.
JP모간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쌓은 52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지난해 투자금으로 쓰기 시작했으나 1년 만에 기조를 바꿨다.
향후 미국 경기가 침체돼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는 채무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이먼 회장의 전망은 1년 전 예측과는 정반대다. 지난해 그는 미국 경제가 2023년까지 ‘골디락스’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디락스는 인플레이션을 동반하지 않은 완만한 성장세를 의미한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상승하며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올랐다. 1981년 12월 이후 가장 상승폭이 컸다.
이에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씩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커졌다.
연준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성장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은 4월20일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최근 지정학적 진전 상황과 치솟는 물가로 인한 불확실성이 미래 성장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운다”고 밝혔다.
이번 베이지북은 2월 하순부터 4월11일까지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보고서 조사 기간 동안 미국의 경제는 “보통의 속도로” 성장했다고 연준은 전했다.
베이지북은 “지난번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며 “기업들은 계속해서 원가 상승을 빠르게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뉴욕 연은은 관할 구역 내 다수 기업이 “광범위한 물자”의 생산 비용이 추가로 오르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업체들이 향후 몇 달 동안 판매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노동력 부족과 이로 인한 임금 상승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난다는 보고도 잇따랐다.
제롬 파월은 베이지북이 나온 다음날 40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미 소비자물가를 잡기 위해 올해 안에 세 차례 0.50%포인트 금리 인상, 즉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뜻을 거듭 밝혔다.
일반적인 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잡을 수 없어 미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이유다.
특히 그는 1980년대 초 물가 안정을 위해 취임 당시 11%대였던 미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린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을 언급하며 이를 따라할 뜻을 밝혔다. 또한 “시장은 우리가 보는 대로 접근하고 있다”며 3차례 0.50%포인트 인상을 시사했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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