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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 “갸우뚱”, 테이퍼링은 “노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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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서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시기를 가늠할 변수는 고용시장과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의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물가수준이 이미 연준의 목표치(2% 이상 유지)를 도달한 상황이고 고용시장은 호조를 지속하고 있으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짐에 따라 경기회복세 유지 여부에 ‘물음표’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8월 FOMC 의사록을 통해 “대부분의 의원들은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개선된다면, 올해 테이퍼링을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언급했다”면서, 연내 단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 11월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기준금리 인상은 2023년 3분기에 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트 메리클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처음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경고를 발표하고, 11월부터 테이퍼링에 공식 착수할 것으로 보고, 이후 연준이 FOMC 회의 때마다 자산 매입 규모를 매번 150억 달러씩 줄여나가 내년 9월에는 테이퍼링을 마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 4분기에 테이퍼링 효과를 살펴보고 시장 영향을 소화한 뒤 연말부터 2023년 2분기까지 금리 인상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년 3분기에는 금리인상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현재 0.00~0.25% 수준의 제로 금리는 2023년 3분기에 0.375%로 인상할 것이며 연준 통화정책 결정의 최대 변수인 노동과 물가는 내년 중에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국의 실업률은 올해 연말에 4% 초반, 내년 3% 중반으로 완화되기 시작해 내년 말까지 완전 고용을 달성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급격한 임금 인상과 집값 상승 효과, 과도한 기대인플레이션 등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는 있으나 내년 초까지는 3% 이상을 보이다가 이후에는 2.1~2.2% 수준으로 안정화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변이 바이러스에 식당과 여행 활동이 줄고 병원 이용 절차가 느려지고 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미국은 최소한 8월과 9월초 소비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이유로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9%에서 5.5%로 내리기도 했다.
8월에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약간의 온도차이가 보인다.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용시장 회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7월 소매 매출액은 전월 대비 1.1% 소폭 감소했다.
상무부는 7월 소매 매출액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공급 차질을 빚은 자동차와 여타 제품의 매출이 떨어지면서 이같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족은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등 가전 공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7월 소매 판매 감소는 6월말 아마존의 ‘프라임데이’ 효과의 소멸에 기인한 것이며, 소매 판매 비중이 전체 소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매 판매가 부진한 원인 중 하나가 미국민 5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서 소비지출이 상품에서 여행과 오락 등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기에 소매 판매 감소를 경기둔화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상황을 반전시킬 변수로 도사리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서비스 매출이 둔화할 가능성도 커지는 등 경제 전반에 다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재정 지원책과 경제재개에 힘입어 소비 신장세를 유지했지만, 3분기에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이같은 소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 재개와 부양책에 의한 소비진작 효과가 약해지고 있어 3분기에 경제성장이 둔화할 조짐이 있으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변수까지 겹쳐 향후 경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은 진행중, 테이퍼링은 언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커지는 가운데 현 경제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이 경제계의 초관심사 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의지가 최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경제적 영향이 아직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최근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델타 변이가 어떻게 진행될지 잘 알지 못한다. 단지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기 테이퍼링을 주장하는 달라스 연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 정책 전망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플란 총재는 올해 성장률 6.5%, 실업률 4.5%라는 자신의 경제전망을 아직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지수는 올해 3.8%, 내년 2.5%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연준 목표 2%를 여전히 웃돌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경제가 전망대로 움직인다면 카플란 총재는 매월 1200억달러의 채권 매입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다음달인 9월 공식 발표하고 10월 시작하는 일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에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카시카리 총재는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널리 퍼지고 사람들이 고용 시장 복귀에 신중해지거나 채용이 둔화할 경우, 테이퍼링을 시작할 때가 된 게 맞는지, 아니면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재고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이 바이러스가 경기 둔화를 가져오면서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변이 바이러스가 경제를 실질적으로 둔화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렇게 연준 총재들의 의견이 온도차를 보이는 가운데 한 경제전문가는 “테이퍼링에 대해 발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이후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팬데믹 상황이 크게 악화됐고, 더불어 고용시장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테이퍼링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변이 바이러스로 8월 들어 소비심리를 비롯한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며, 경기회복 속도 둔화 우려가 불거지는 것도, 연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의 조나단 밀라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역시 “코로나19 위험이 진짜 중요한 하방 위험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연준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의사록을 통해 전해진 말만 보면 연준은 테이퍼링을 유보할 자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트렌드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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