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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망]주택시장, 기대 솔솔~ VS 아직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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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은 11월 중순 30년 고정금리 모기지가 평균 7.44%라고 발표했다. 11월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30년 고정 주택대출 금리는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연 7.9%까지 올라 2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가 16년 만에 연 5%를 돌파한 후폭풍이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11월 초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1주일 만에 연 4.5% 아래로 떨어졌다.
국채 10년 만기에 연동된 30년 고정 주택대출금리도 연속 하락했다. 조엘 칸 모기지은행협회(MBA) 부사장은 “연준이 11월 FOMC에서 비둘기파적인 어조를 보이고 고용지표가 둔화한 점 등으로 인해 주택대출 금리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가 내려가자 주택 구매 시도가 증가하고 주택담보 대출 신청자도 늘고 있다. 기존 대출을 연장하는 재융자 신청도 많아졌다.
프레디 맥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샘 카터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경제 강세가 계속되고 있어 모기지 금리 하락세가 잠재적 주택구매자들을 시장에 더 끌어들일 것”으로 관측했다.
MBA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밥 브록스밋은 “올해는 주택구매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많았으나 모기지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판매 재고가 소폭 늘어나며 주택시장 냉각추세가 약간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렌스 윤도 최신 전망을 통해 “30년 모기지와 연준 기준금리가 모두 이미 정점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내년 봄까지 6%~7%로 떨어지고 더 많은 주택판매자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브라이트 MLS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사 스튜어트반트 역시 모기지 금리가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 주택 건설 증가세
건설사 실적을 좌우하는 신규 주택시장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새로 지어지는 미국 주택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 대비 1.9% 증가한 137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35만건)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인 신규주택 허가 건수는 전월 대비 1.1% 증가한 148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전문가 예상치(145만건)를 웃돌았다.
건설 비용이 높아졌는데도 10월 신규주택 착공·허가 건수가 증가한 건 기존 주택 매물이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알리시아 휴이 회장은 “10월 들어 높아진 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택의 재고 부족이 신규 착공 수요를 지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시장에 과거 3∼4% 언저리의 저금리로 장기 주택대출을 받은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기를 꺼리는 ‘록인(Lock-in)’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부동산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주택시장은 아직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9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2% 감소한 396만 건에 그쳤다. 전체 거래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4%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기존주택 판매는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가 하락 추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ICE 모기지 테크놀리지에 따르면 현재 대출금리가 연 6% 이하인 주택 소유자가 전체의 90% 이상이다.
이들은 연 7%가 넘는 고금리를 부담하면서 주택을 갈아타려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장에 나오는 기존주택 매물도 감소하고 있다. 미국 내 주택 가격은 9월에도 올라 24년 내 최고치를 찍었다.
주택구매자금을 여기에 쓴다
이런 상황에서 흥미로운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인들이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그동안 저축할 돈을 쓸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본인이나 가족을 위해 돈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고급 휴가를 가거나 집을 고치는 데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가 높고,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진 탓이다.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를 몇 달이 아닌 아예 몇 년씩 미루는 추세라는 게 WSJ의 해석이다.
하버드대 주택연구 공공센터에 따르면 미국 주택 소유자들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집수리·공사에 지출한 비용은 489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수준이다.
WSJ는 실제 사례도 소개했다. 안드리아와 브래드 로셀 부부는 집을 갖고 있지만,
갈아타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 5만달러 규모 인테리어 공사를 택했다. 지난 2017년 구매한 집보다 더 큰 집으로 이사를 원했지만 시장 상황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행, 공연 등 여가 생활에 지출을 늘리는 임차인의 사례도 소개했다. 베스 미할렉씨는 집을 구하지 못한 대신 재무설계사와 다른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팝스타 돌리 파튼 공연을 위해 2000달러를 쓰고, 두 조카를 위해 대학 저축계좌를 개설하는 등 본인과 가족을 위해 투자를 늘렸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택시장도 독식?
일각에서는 주택 시장의 매물이 감소하면서 생애 첫 내집마련을 하고자 하는 젊은 구매자들이 노년층에게 밀려 주택 구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할아버지 세대가 첫 내 집마련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손주세대를 밀어내고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주택을 산 사람들 중 처음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의 비율이 32%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주택을 산 나머지 68%는 다주택자이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처분하고 다른 주택을 새로 매입했다는 것이다. WP는 1981년 시행한 첫 조사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비율은 이보다 높은 38%였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첫 주택 구입 연령도 늦춰졌다. 2015년까지만 해도 처음으로 내집 마련을 하는 중위 연령(중간값)은 31세였지만, 올해는 35세로 약 4년이 늦춰졌다.
과거 주택을 매입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 중 올해 주택을 또다시 매입한 사람들의 중위 연령도 1981년 36세에서 올해 58세로 바뀌었다. 약 40년 만에 22년이 늦춰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는 올해 부동산 매물량의 감소, 학자금 대출 등의 부담에 시달리는 청년층과 달리 넉넉한 은퇴자금을 보유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재산 현황 등이 꼽힌다.
제시카 라우츠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물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한 매물에 여러 건의 매수 제안이 들어오면, 결국 현금 구매자가 경쟁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노년층들만이 기존의 집을 팔아 새 집을 사들일 현금을 마련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자녀들을 독립시킨 노년층의 경우 큰 집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청년층과 수요가 겹치는 면도 있다. NAR에 따르면 올해 주택 판매자의 중간 연령은 60세였다. 부동산파트너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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